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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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보고 배워 '노히트 노런'…채지선 인생 바꿨다

기사입력 2020.07.08 05:30 / 기사수정 2020.07.08 05:33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2014년 5월 26일. 광주일고 채지선은 전국체전 예선 2차 광주동성고전에서 노히트 노런을 했다. 아마추어 시절 투타 모두 재능이 있었지만 그중 투수로서 부각되는 경기 가운데 하나였다.

채지선은 그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 지명을 받고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투수 경력이 길지 않았는데도 150km/h 가까이 던지는 능력이 있고 장차 두산 마운드를 책임질 재능이라는 평가였다.

프로 입단 후 1군 데뷔까지 5년이 걸렸다. 채지선은 2020시즌 "간절하게 뛰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줄곧 빠른 공과 낙폭이 있는 체인지업이 좋은 평가를 받아 왔고 김태형 감독이 바라는 "공격적 투구가 되는" 유형이라 금세 기회를 받았다.

지금의 채지선을 있게 하는 공 역시 직구와 체인지업이다. 올 시즌 체인지업 구사율이 47.9%이고 정확히 직구만큼 사용했다. 그만큼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구종이다. 애초 아마추어 시절만 해도 제2구종은 슬라이더였지만 '전국체전 노히트 노런' 당시가 그에게 큰 전환점이었다. "내 체인지업이 좋구나" 하고 처음 느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처음 던져 봤다. 당시 학교에 책이 많아 (야구 관련 서적을) 한번 읽어 보고 나서 체인지업을 던졌더니 괜찮더라. 그래서 전국체전 예선에서 던져 봤는데 그 경기에서 노히트 노런을 했다. 사실 중학교 때부터 캐치볼 할 때면 가볍게 던져 봤고 '한번 써 볼까' 하는 구종이었다. 노히트 노런까지 기록하니 '내 체인지업이 좋구나' 싶더라."

책에 나오는 대로 그립을 잡아 봤지만 실제 소화하려니 손이 작았다. 채지선은 "책을 보고 던졌으니 정석이지 않겠나"라고 했지만 사실 "손이 엄청 작아 삼지창 모양으로 쥐고 있다. 공을 감싸는 것이 아니라 세 손가락에 끼는 느낌이다. 던질 때는 서클체인지업 같이 채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빠르게 '1군에서 통하는 구종'이라 평가받았다. 그는 "그렇게까지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김원형 코치님께서 계속 좋다고 해 주시니 신기하게 더 좋아지는 것 같다"며 의아해했다.

김 코치만 아니라 김 감독 역시 "채지선 투구를 몇 경기 봐 보니 자신감이 있다. 그러면서 베스트 공이 나오는 것이다. 계속 이렇게만 하면 투수 전반 잘 풀릴 수 있다"고 칭찬했다. 채지선은 올 시즌 14경기 14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고 불펜이 하나둘 지쳐가는 가운데 버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채지선은 "그동안 2군에서 마음 편히 던지다 1군 오니 전쟁하는 것 같다"며 "못던지면 다시는 1군 못 올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더욱 간절하게 던지고 있다. 여태 '공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내 공을 못 던졌다. 하지만 간절해지니 내 공을 던질 수 있게 되더라"고 정신적 무장도 강조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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