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선동열, 이종범의 친정팀인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에 거센 칼바람이 불고 있다.
센트럴리그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뒤 무려 19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전력 구상에서 제외됐다.
일본 매체 CBC TV는 2일 "드래곤즈에 '이별의 계절' 도래, 무려 19명의 방출 선수에 대한 생각"이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올 시즌 최하위에 그친 주니치는 구도 기미야스 신임 감독 체제로 새 출발을 준비하면서 대대적인 선수단 정리에 들어갔다. 최근 5시즌 가운데 무려 네 차례나 최하위에 머물렀던 만큼, 변화의 폭이 컸다.
주전 경험이 있는 선수부터 불과 몇 년 전 드래프트에서 뽑은 유망주까지 한꺼번에 명단에 포함됐다. 여기에는 2년 전 2군을 평정하고 1군 첫 승까지 거두며 주목받았던 23세 우완 마츠키히라 유타도 포함됐다.
마츠키히라는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육성선수 드래프트 3순위로 주니치의 지명을 받았다.
일본 프로야구는 일반 지배하 선수 드래프트가 끝난 뒤 별도로 육성선수 드래프트를 진행한다. 육성선수는 곧바로 1군에 등록될 수 있는 지배하 선수와 달리, 2군과 육성 무대에서 경쟁한 뒤 지배하 등록을 따내야 비로소 1군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마츠키히라는 차근차근 계단을 올라갔다. 입단 이후 2군에서 시간을 보내며 성장했고, 4년 차였던 2024년 마침내 잠재력이 폭발했다. 그해 웨스턴리그에서 16경기에 등판해 10승3패, 평균자책점 1.76을 기록했고, 다승 공동 1위와 승률 1위를 차지하며 2군 최고 수준의 선발투수로 올라섰다.
결국 그해 7월 꿈에 그리던 지배하 등록까지 따냈다. 육성선수였던 마츠키히라가 정식 1군 전력으로 승격되는 순간이었다.
1군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4년 8경기에 등판해 48⅔이닝을 던지며 2승4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세 번째 선발 등판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육성 지명부터 시작해 4년 만에 1군 승리투수가 된 스토리는 일본 현지에서도 적지 않은 주목을 받았다.
구단의 기대도 컸다. 이듬해부터 마츠키히라에게는 등번호 29번이 주어졌다. 주니치에서 29번은 스즈키 다카마사, 요다 쓰요시, 야마이 다이스케 등 이름 있는 우완 투수들이 달았던 번호였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주니치는 지난달 29일 마츠키히라를 포함해 마키노 겐신, 후쿠다 고노스케, 아리마 게이토 등 투수 4명에게 다음 시즌 계약을 맺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대신 네 선수 모두에게 육성선수 계약을 다시 제안했다. 한 번 육성 신분에서 벗어나 1군 승리투수까지 됐던 마츠키히라에게는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마츠키히라뿐 아니다. 주니치는 우사미 신고와 가와고에 세이지 등 1군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에게도 전력외 통보를 내렸다. 2020년 센트럴리그 최우수 중간계투상을 받은 후쿠 히로토도 포함됐다.
현역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했던 치노 나오토, 2021년 드래프트 1순위 브라이트 겐타 등도 구단의 다음 시즌 구상에서 제외됐다.
특히 충격적인 부분은 2023년 드래프트 세대다. 당시 주니치는 지배하 6명, 육성 4명 등 총 10명을 지명했다. 그러나 이번 대규모 전력외 정리를 거치면서 당시 지명 선수 가운데 현재까지 남은 지배하 선수는 드래프트 1순위 구사카 쇼가 사실상 유일한 상황이 됐다.
CBC는 이를 두고 "2023년 드래프트 그룹이 거의 모습을 감추게 됐다"고 지적했다.
주니치가 이 정도로 강한 칼을 빼든 배경에는 처참했던 최근 성적이 있다. 올 시즌에도 주니치는 센트럴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시즌 막판에는 구단 역사상 최다인 한 시즌 40차례 역전패까지 기록했다.
최근 5시즌 중 네 차례를 최하위로 마치면서 더 이상 소폭의 변화만으로는 반등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구도 감독도 선수들에게 냉정한 메시지를 던졌다. CBC에 따르면 구도 감독은 가을 캠프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이번에 전력외 통보를 받은 동료들을 언급하면서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니치는 선수 정리와 동시에 새로운 드래프트를 진행했고, 육성선수와 신인들을 포함한 젊은 자원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선수단을 재편하고 있다.
사진=CBC TV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