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하루 단식 2게임은 그냥 죽으라는 이야기 아닌가 싶어서 아쉽다"는 안세영의 발언이 생각나는 상황이다.
한국은 물론 중국 등 세계 배드민턴 최상위급 선수들이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특히 '하루 2경기'로 많은 지탄을 받았던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 아시안게임 스케줄이 큰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오는 13일 덴마크 오덴세에서 열리는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덴마크 오픈(슈퍼 750)을 앞두고 많은 선수들이 부상 기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한국에선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인 백하나-이소희 조가 불참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백하나-이소희 조는 지난 29일 세계 1위인 중국의 류성수-탄닝 조와 1시간 51분 혈투를 치러 2-1로 이기고 24년 만에 이 종목 금메달을 한국에 안겼다.
그러나 경기 직후 둘 모두 코트에 쓰러질 만큼 혈투를 치르기도 했다. 백하나는 현재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도 여자복식, 여자단체전에 참가하는 중인데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불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배드민턴 여자단식 2인자 김가은은 일찌감치 주저앉았다.
김가은은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지난 2일 발표한 덴마크 오픈 출전자 명단에 아예 없었다.
덴마크 오픈은 BWF 월드투어에서 두 번째 티어인 슈퍼 750(총상금 95만 달러) 대회로, 단식의 경우 세계 1~15위 선수들의 의무 참가에 해당하는 큰 대회다.
여자단식 12위 김가은도 의무 참가 대상에 해당되기 때문에 출전해야 하지만 부상으로 불참을 일찌감치 공식화했다. 김가은은 덴마크 오픈 직후 열리는 프랑스 오픈에도 빠질 것으로 보인다.
김가은은 아시안게임 여자단체전 중 허벅지 부상을 당하는 악재를 겪었다. 부상 여파로 단체전 준결승 일본전에 결장하기도 했다.
이틀간 잘 치료해 여자단식을 준비했으나 아시안게임의 황당한 배드민턴 일정이 김가은의 발목을 잡았다.
통상 국제대회 본선의 경우, 하루에 한 경기를 치르는 것과 달리 이번 대회는 남여 단식의 경우 32강과 16강이 오전과 오후에 나뉘어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여자단식 32강을 방글라데시 선수와 치른 김가은은 "숙소에 돌아가지 않고 체육관 한 켠에 매트 깔고 삼각김밥 먹으면서 준비하겠다"고 했으나 같은 날 밤 16강에서 왕즈이(세계 2위)를 만난 뒤 거의 밤 12시 다 되는 시간까지 사투를 치르다가 부상 기권하고 말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안세영은 다음 날인 27일 태국 베테랑 라차녹 인타논(5위)과 8강전을 치러 이긴 뒤 "외국 선수들과는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김)가은 언니와 이야기했을 때 단식에서 하루 2게임은 그냥 죽으라는 이야기 아닌가 싶어서 아쉽다"라고 말했다.
여자단식 '절대 1강'이자 BWF 선수위원회 위원인 안세영의 발언이어서 일본 매체는 물론 전세계 언론이 그의 발언을 크게 다룰 정도였다.
한국 선수들과 여러 종목에서 명승부를 펼친 중국 선수들도 상위권 대회인 덴마크 오픈에 불참한다.
여자단식에선 세계 4위 천위페이가 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 다리 부상이 악화돼 기권을 선언했다.
남자단식 16강에서 당시 46위 유태빈에게 0-2 충격패한 중국 슈퍼스타 스위치(6위)도 불참을 선언했다.
여자복식에선 백하나-이소희와 혈투를 치른 뒤 은메달을 딴 류성수-탄닝은 물론 세계 4위 장수산-지아이판도 불참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최상위권 중국 스타 선수들도 대거 기권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 중계화면 캡처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