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안세영이 압도적인 기량으로 시즌 7번째 개인전 여자단식 트로피를 품은 가운데 이날 경기를 중계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중계진은 한 장면을 가리키며 놀라움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안세영이 상대 선수를 크게 이기고 있음에도 마치 뒤지고 있는 선수처럼 작전 지시를 듣는 모습이 바로 그 것이었다.
안세영은 6일(한국시간) 중국 선전의 선전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중국 마스터즈 여자단식 결승에서 미야자키를 43분 만에 2-0(21-17 21-6)으로 꺾었다. 특히 2게임은 21-6으로 따돌리며 상대를 압도했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이 대회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 전종목 두 번째 3회 연속 우승을 이뤄냈다. 앞서 3연패를 일궈낸 여자단식 천위페이(중국)가 코로나19를 끼고 2018년과 2019년, 2023년에 3연패를 했기 때문에 안세영은 이번 대회 제패를 통해 사상 최초로 중국 마스터즈 3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상대 선수인 미야자키도 비록 안세영과 큰 격차를 드러내며 패했으나 생애 처음으로 BWF 월드투어 슈퍼 750 레벨에서 결승에 올라 준우승하고 자신의 위상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
세계 9위인 미야자키는 그 동안 BWF 월드투어 우승이 슈퍼 300 두 차례, 슈퍼 100 한 차례가 전부였다.
지난 7월 중국 오픈(슈퍼 1000) 4강 진출에 이어 이번엔 중국 마스터즈 2위로 또 한 번의 성과를 냈다.
이날 경기는 미야자키가 초반 강력하게 부딪히면서 안세영이 다소 당황하는 양상으로 전개됐으나 1게임 인터벌(휴식시간) 전후로 바뀌었다.
안세영은 1게임 9-9 동점 상황에서 몰아치기를 시도해 15-10까지 달아나면서 1게임 주도권을 쥐었다. 미야자키가 계속 추격 의지를 과시했으나 4~5점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안세영은 20-17에서 미야자키의 몸통을 향하는 강력한 스매시로 1게임을 따냈다.
2게임은 시작부터 안세영이 일방적으로 앞섰다. 시작부터 미야자키를 몰아부인 안세영은 8-0까지 만들며 순식 간에 달아났다. 2게임은 손쉽게 따내며 이번 대회 5경기 모두 2-0 승리를 거두는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다.
미야자키는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체력 문제가 2게임에서 크게 드러났다. 결국 6점만 따내며 무너지고 말았다.
이날 경기는 BWF에서도 가장 유명한 해설가로 선수들과의 친분이 좋은 전 영국 대표 질리언 클라크(세계선수권 복식 동메달 2회), 그리고 전 덴마크 대표팀 감독인 스틴 페데르센이 맡았다.
최근 흐름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이 안세영의 기술, 체력, 컨트롤, 근성, 업적 등을 칭찬하는 코멘트로 해설이 이뤄졌는데 그 중엔 재미있는 이야기도 했다.
안세영은 2게임에서 11-1, 압도적인 우세를 보인 끝에 인터벌을 맞았다.
이 때 클라크는 "인터벌이다. 안세영의 압도적인 경기력"이라고 극찬한 뒤 "미야자키는 세계 1위 안세영을 상대로 이렇게 고전하는 선수가 자신만이 아니라는 점을 위안삼아야 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인터벌이 끝났고 이후 첫 포인트를 미야자키가 따내 11-2로 안세영이 9점 앞서게 됐는데 이 때 페데르센이 방금 전 인터벌에서 안세영이 박주봉 감독, 이현일 코치 등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대화하는 장면을 꺼내면서 놀라움을 전했다.
페데르센이 "인터벌 당시 코치진은 안세영이 마치 지고 있기라도 한 듯 지시하는 모습이었다"며 "여전히 발전하고 있는 안세영이다. 매 경기를 새로운 도전으로 여긴다. 남자 선수 경기를 보면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고 하더라"며 안세영이 큰 리드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설명한 것이다.
둘은 경기 중 "두 번째 게임에 들어오니 안세영이 백코트를 더 집요하게 공략하고 있다(2게임 9-1)", "오! 믿을 수가 없다. 안세영의 이 샷을 보라. 마법같은 순간이다(2게임 10-1)" 등의 코멘트를 내놓으며 해설을 사실상 안세영의 경기력 감상으로 대체했다.
안세영은 7일 귀국한 뒤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이어간다.
오는 19일 일본에서 개막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해 이달 중순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2026 아시안게임에서 배드민턴은 20~24일 단체전, 25~29일 개인전이 치러진다.
사진=연합뉴스 / 대한배드민턴협회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