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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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부 이규형, 배우 이규형이 되기까지 [★파헤치기]

기사입력 2020.03.15 11:40 / 기사수정 2020.03.14 04:53

이송희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고등학생 시절 연극반이었던 한 학생은 어느덧 매 작품마다 자신의 '인생캐'를 경신하는 배우가 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이규형이다.

현재 tvN 토일드라마 '하이바이, 마마!' (이하 '하바마')에서 김태희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규형은 아내를 잃은 아픔을 가진 흉부외과 의사 조강화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아내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괴로워하는 조강화를 이규형은 자신만의 연기로 열심히 풀어내고 있다. 

이제는 어엿한 '믿고 보는 배우'가 된 그의 연기 인생을 되짚어봤다.


중학생 당시, 우연한 기회로 연극에 도전하게 된 이규형은 이후 배우를 꿈꿨다. 예고 입시에도 도전했지만 아쉽게 탈락했다고. 하지만 이규형은 고등학교 연극부에 입성했고 이후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예고 면접 당시 "여기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할 거냐"라는 질문을 받았다는 이규형은 "이 학교에 떨어져도 고등학교에 가서 연극부를 하고 대학교에 가서 연극영화과에 가겠다"라는 대답을 내놓았다는데, 신기하게 그의 말은 모두 맞아 떨어졌다. 

2001년 영화 '신라의 달밤'으로 데뷔한 이규형은 주로 연극과 뮤지컬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2010년 '빨래'를 시작으로 '싱글즈', '극적인 하룻밤', '글루미데이' 등에서 활약했다.

이후에도 영화 '나의 독재자', '사랑에도 저작권이 있나요?' 등에 출연하면서 필모그래피를 다졌고 '두근두근 내인생', '사의찬미', '날 보러와요' 등 공연에 출연하면서 존재감을 발산했다.

그리고 2017년, 이규형은 '비밀의 숲'을 만나게 됐다.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탄탄한 마니아 층을 남겼던 '비밀의 숲'. 여기서 이규형은 반전의 주인공 윤세원 과장 역을 맡았다.

'볶과장'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큰 믿음을 준 캐릭터였지만 극 후반부에는 예상치 못한 전개로 안방극장에 충격을 안겼다. 이 작품 덕분에 이규형은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리게 됐다.


이후 이규형은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180도 연기변신을 했다. 윤 과장을 내려놓은 그는 '해롱이' 유한양을 그렸다.

상습적으로 마약을 복용해 매일 눈이 반쯤 풀린 해롱이를 연기하는 이규형의 모습은 '비밀의 숲' 속 윤 과장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극중 성소수자이기도 했던 이규형은 연인 송지원(김준한 분)과 예상치 못한 케미로 또 한 번 사랑을 받았다.

조금은 어눌한 말투, 얇은 목소리, 마약에 취해 풀려버린 눈. 설정만 보면 난해한 캐릭터 같지만 시청자들은 이규형이 만들어낸 해롱이에 푹 빠졌다. 덕분에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언급되는 캐릭터가 됐다.

특히 이규형이 해롱이를 만나게 되기까지 신원호 PD와 인연도 따랐다. 연극 '날 보러와요'에서 1인 3역 용의자를 연기했던 이규형. 극중 술이 취해 난동을 부리는 이규형의 연기를 본 신원호 PD는 그에게서 해롱이의 가능성을 엿봤다. 그리고 이규형은 오디션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한 덕분에 해롱이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비밀의 숲'이 그의 이름을 알린 작품이라면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이규형에게 인기를 안겼다. 이후 이규형은 공연으로 돌아가 '팬래터', '젠틀맨스 가이드:사랑과 살인편'에 출연했다. 

이후 드라마 '라이프'에서는 해롱이 대신 새로운 캐릭터를 입었다. 

'라이프'에서 예진우(이동욱)의 동생 예선우로 등장한 이규형은 휠체어를 탄 채 등장하지만 동시에 예진우의 환상 속에서는 자유자재로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규형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한 작품에서 각기 다른 모습을 그려내며 많은 호평을 받았다.


소처럼 일한 이규형은 2019년에는 공중파 주연으로 발돋움에 성공했다. SBS '의사요한'에서 이규형은 냉철한 원칙주의자 검사 역을 맡았다. 그해 영화 '증인'에서는 '의사요한'과 마찬가지로 검사를 그렸지만 따뜻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반전을 그렸다.

뿐만 아니라 뮤지컬 '시라노', '헤드윅', '팬레터' 등에도 연이어 출연하며 종횡무진 했다.

그리고 현재 이규형은 '하이바이, 마마!'에서 김태희와 함께 부부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극중 차유리(김태희) 앞에서 만큼은 덤벙대면서도 어쩔 줄 몰라하는 조강화를 그리는 중인 이규형.

그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고 있으면 극에 저절로 빠져들게 된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 하나만으로도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 

'비밀의 숲', '슬기로운 감빵생활'부터 '하이바이, 마마!'까지.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워오면서 이규형은 매번 변신했고 동시에 전작의 모습을 지워내면서 새로움을 선사하고 있다. 그의 한계없는 열연은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든다. 

winter@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각 방송 및 영화 스틸컷, tvN 방송화면

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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