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리더십의 부재일까.
토트넘이 첼시에 0-1로 패하며 보여준 무기력한 경기력과 경기 후 벌어진 불미스러운 장면이 일제히 비판을 받고 있다.
토마스 프랑크 감독 체제에서 꾸준히 지적되어 온 홈 성적 부진이 또다시 드러났고, 경기 후에는 수비수 미키 판더펜과 제드 스펜스가 감독의 악수를 무시하고 곧장 라커룸으로 향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며 논란이 일었다.
토트넘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5-2026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34분에 터진 주앙 페드루의 결승골로 인해 첼시에게 0-1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토트넘과 첼시는 나란히 10경기 5승 2무 3패(승점 17)를 기록하며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
득실차로는 토트넘이 첼시에 2점 차로 근소하게 앞섰지만 첼시가 10위에서 5위로 5계단 상승한 반면, 토트넘은 4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토트넘은 이날 전반 내내 첼시의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유효 슈팅은 모하메드 쿠두스의 전반 한 차례 시도뿐이었고, 골키퍼 구글리엘모 비카리오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스코어는 더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후반전도 별다른 양상을 보이지 않은 채 그대로 1점차 패배를 당했다.
특히 영국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이번 경기에서 토트넘이 기록한 기대득점(xG)값 '0.05'는 토트넘 구단 역사상 최악의 공격 지표다. 이는 xG 통계가 도입된 지난 13년, 504경기 동안 단 한 번도 없었던 수준이다.
이에 따라 토트넘 팬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으며, 실제로 경기 종료 휘슬과 동시에 스타디움에는 거센 야유가 쏟아졌고, 일부 팬들은 조기 퇴장하기도 했다.
홈 경기임에도 나아지지 않는 공격력은 프랑크 체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토트넘은 프랑크 감독 부임 이후 홈에서 단 한 번만 승리했는데, 이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시절부터 이어진 구조적 문제로 평가 받는다.
토트넘은 지난 2024년 11월 10일 이후 홈 프리미어리그 경기 19경기에서 단 3승(4무 12패)에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잉글랜드 4부리그까지 포함한 92개 팀 중에서도 사우샘프턴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하지만 경기 결과와 별개로 토트넘 선수들의 행동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경기 종료 후 후 프랑크 감독은 평소처럼 홈팬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들어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이 이를 거부, 프랑크 감독을 무시하면서 어색한 장면이 연출됐다.
프랑크 감독이 첼시의 엔조 마레스카 감독과 악수를 나눈 뒤 그라운드로 들어섰지만, 판더펜과 스펜스가 그를 무시한 채 터널로 향한 것이다.
SNS상으로 공개된 영상에는 프랑크 감독이 이 선수들에게 무시를 당한 뒤 놀란 표정으로 멈춰 선 채, 두 선수를 한참동안 바라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프랑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모든 선수들이 분명히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잘하고 싶고, 이기고 싶고,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며 "그는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일관성을 유지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팬들에게 감사를 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기는 날에 하는 게 훨씬 즐겁다"고 해명하면서 선수를 감싸긴 했지만, 해당 장면은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됐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과거 손흥민이 주장으로 있던 시절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손흥민은 토트넘 주장으로 재임하던 기간 동안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팬들에게 직접 다가가 감사 인사를 전하는 문화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하지만 현재 토트넘에서는 이런 장면이 사라지고 있다. 감독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부 선수들이 터널로 향하며 팬들과의 교감이 끊긴 모습은, 경기력 부진만큼이나 토트넘의 현재 분위기를 상징하는 장면이 되는 듯 하다.
한편, 토트넘은 앞으로 일주일간 홈에서 두 경기를 더 치른다. 코펜하겐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맞대결이다.
사진=연합뉴스/chriscowlin SNS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