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7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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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찬헌 "마무리? 무조건 고우석이 해야 해요"

기사입력 2020.04.05 17:22


[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무조건 해야 해요. 하기 싫다고 해도 해야 해요".

지난 시즌 정규시즌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LG 트윈스의 마무리는 정찬헌이었다. 정찬헌은 4월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96을 기록, 6개의 세이브를 올리며 승승장구 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6월 수술을 받았다. 그 자리는 당시 3년 차 고우석에게 돌아갔고, 고우석은 65경기에 나서 35세이브, 8승을 올리며 마무리 자리에 안착했다.

재활의 터널을 건넌 정찬헌은 5일 자체 청백전에서 11개월 만에 잠실구장 마운드에 등판, 2이닝 무실점 쾌투하며 순조로운 복귀를 알렸다. 정찬헌은 "워낙 좋은 페이스로 가고 있었기 때문에 돌이켜보면 많이 아쉽긴 했다. 고참들이 얘기하는 '몸에 힘이 빠져야 좋은 공이 나온다'는 걸 알아차리기 시작했던 때였다. 긍정적으로 기대했던 시즌 중에 하나였는데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자신의 자리를 메운 후배는 기특할 수밖에 없었다. 고우석에게 "결국 언젠가 니가 마무리를 해야 한다"고 얘기했던 정찬헌이었다. 그는 "스스로 판단해보면 나는 구위로 압도하는 마무리는 아니었다. 커터나 커브, 스플리터로 맞춰잡는 투수였지만 우석이는 워낙 강한 공을 가지고 있고, 힘 있는 공을 갖고 있는 누가 봐도 매력 있는 마무리였다"고 얘기했다.

정찬헌은 "'형은 잠깐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10년 15년을 봤을 때 네가 마무리를 맡아야 한다. 네가 자리를 빨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했고, 그 말이 작년에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좋았던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 마무리를 넘겨준 것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내려놓을 준비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아쉽다는 마음은 없다"는 그는 "오히려 팀에는 훨씬 이득"이라고 덧붙였다.

차명석 LG 단장은 정찬헌이 '작년에 내가 없어서 고우석이 나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는 에피소드를 얘기하기도 했다. 이 말에 껄껄 웃은 정찬헌은 "물론 내가 좋은 페이스로 갔다면 우석이가 조금 더 뒤에 기회를 받았을 수도 있다. 결론은 나는 아팠고, 그 자리를 우석이가 놓치지 않고 잡은 것이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자리를 비우면 끝"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그는 "마무리는 무조건 우석이가 해야 한다. 우석이가 하기 싫다고 해도 해야 한다. 끌고 가야 한다"면서 "올해는 우석이가 마무리고, 나는 열심히 재활해서 어느 보직이든 소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어디에 들어가야 도움이 될 수 있을까가 중요하다. 패전 처리 하라면 하는 거고, 선발도 마음 속에는 갖고 있다. 아직도 연패가 진행 중에 있다"고 웃은 뒤 "보직에 대한 부분은 코칭스태프와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아직은 투구수 등 정립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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