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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드' 김혜은 "♥남편, 힘든 작품하느라 고생했다고 해줬죠"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1.09.17 14:10 / 기사수정 2021.09.17 21:13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김혜은이 남편을 비롯한 가족들의 응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더 로드 : 1의 비극'(이하 '더 로드')은 폭우가 쏟아지던 밤 참혹하고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침묵과 회피, 실타래처럼 얽힌 비밀이 기어코 또 다른 비극을 낳는 스토리를 그린 미스터리 극. 

김혜은은 극중 직업, 학벌, 스펙, 외모, 완벽한 가정까지 남들이 선망하는 모든 걸 다 가졌음에도 늘 성공과 욕망에 갈증이 큰 BSN 심야뉴스 앵커 차서영 역을 맡았다. 아들 최준영(남기원 분)이 친구 서은수(윤세아)의 남편이자 직장 상사 백수현(지진희)와 불륜으로 태어났다는 비밀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이태원 클라쓰' '우아한 친구들' 이후 약 1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김혜은은 살해된 아들 사건을 이용해 앵커로서 성공하고 싶은 욕망을 드러내는 비정한 어머니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엑스포츠뉴스가 김혜은과 서면 인터뷰를 갖고 종영 소감 및 비하인드를 들어봤다.

다음은 김혜은과의 일문일답. ([엑's 인터뷰①]에 이어)

Q. 성공과 욕망을 위해 자식까지 이용하는 인물입니다.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캐릭터를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정말 열심히 노력했죠. 저는 엄청난 노력을 해야 되는 사람이에요. 정말로 노력해야 중간치 정도 나와요. 그걸 알고 있어서 더 노력해요. 저는 그만큼 더딘 사람이거든요. 엄청 불안하기 때문에 노력해요. 잘하고 싶고 이런 걸 떠나서 창피해서는 안 돼요. 기본적으로 나를 선택해준 사람들 그리고 내 스스로가 창피하면 안 돼요. 저의 마지노선은 딱 ‘창피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저의 모든 연기의 기준은 적어도 창피하지는 말자예요. 잘하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웃음) 저는 잘하는 게 없어서 너무 불안해요. 그걸 극복하는 방법을 차서영을 하면서 찾았는데, ‘차서영, 이게 되는 캐릭터야 되는 거 맞아? 김혜은은 왜 이걸 선택한 거야?’라고 사람들이 할 질문을 제 스스로 먼저 했었어요. ‘왜 힘든 캐릭터를 계속하지?’를 제 자신에게 물어봤어요. 그 불안을 스스로 질문하고 연습해요. 제가 불안한 순간은 스스로 몰입하고 있지 못할 때, 그리고 사서 걱정할 때 극도로 불안해요.

그런데 제가 대본 연습을 할 때는 안 불안해요. 그리고 거기에 온전히 몰입하지 못하고 있을 때 불안하고, 온전히 몰입해야 안 불안해요. 제가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오르지 못한 채 걱정만 하고 있는 차원이라고 알았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차서영에게 빠지려고 노력했죠. 더 열심히 대사를 연습했고, 차서영에 빠져있는 시간을 늘려서 불안하지 않게 했죠. 제가 완성하지 못한 저 때문에 불안한 것을 연습으로 채우는 거예요. 이번 역할은 주인공으로 책임져야 될 부분도 커지고 구체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고 차원이 다른 고민들이 생겼어요. 그 고민들이 무거웠던 거 같아요. 아무도 걱정해주지 않는데, 하지 말아야 할 걱정을 하게 됐죠. 지나고 보니까 지금 와서 보니까 괜한 걱정을 했구나, 이제 그 고비를 넘겼구나 생각했죠. 열심히만 하면 되는 건데,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걱정만 하는 그런 거 있잖아요. 그래도 또 걱정을 하겠죠. 그렇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대본이나 더 열심히 보자고 생각하겠죠."

Q. 특히 2회, 아들을 잃은 슬픔과 자신의 욕망 사이 괴리감을 연기한 장면이 인상적이라는 반응이 많았죠. 

"차서영이라는 캐릭터가 장면마다 난관이 있었어요. 제가 가장 진정성 있어야 하는 것은 아들을 외면하고 자기만을 아는 엄마였지만, 부검을 하기 위해 부검대 위에서 아들을 발견했을 때 차서영의 마음이 어땠을까를 가늠하기 참 어렵더라고요. 저 같았으면 당연히 하늘을 무너져 내리지만, ‘차서영은 어땠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눈물 한 방울을 뚝뚝 흘렸을까?’, ‘짐승처럼 울었을까?’, ‘아니면 수현 앞에서 그마저도 쇼처럼 행동했을까?’, ‘슬프지 않았지만 굉장히 슬픈 척 더 울었을까?’ 등등 참 많은 생각을 했어요.

결국은 그 울음이 차서영의 이후 상황을, 차서영이라는 인물에게서 자식에 대한 존재감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것마저 쇼를 하면서 자식 앞에서 울어버리면 기본적으로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연기를 하고 싶지도, 연기를 하는 의미도 찾을 수도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복수심을 담은 울음이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들이 죽은 것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겠죠. 왜냐하면 차서영은 아들을 사랑해서라기보다는 준영이라는 아이가 보험같이 느껴졌을 것 같아요. 저는 차서영이 백수현을 사랑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삐뚤어진 사랑이긴 하지만 그 사랑을 붙잡아 두고 싶어 아이를 담보처럼 남자를 붙잡기 위한 수단 같은 존재로 여기지 않았을까요? 일단 내 핏줄이 내 앞에서 죽었다는 것을 확인하면 짐승 같이 울었을 것 같았고, 자기도 모를 울음을 울어 놓고 ‘왜 이렇게 울지?’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백수현에 대한 분노, 적대심 같은 감정들은 씻을 수가 없죠. 그런 울음을 섞어서 해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고, 고민을 많이 한다고 해도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지, 그런 것들이 배우로서 한계로 다가왔던 부분들이었어요. 

그런데 그 장면이 한 번에 오케이 돼서, 배우로 살면서 이렇게 또 한고비가 넘어가는 순간이었어요. 그 장면을 찍고 차서영이라는 역할을 하는 것에 있어서의 약간의 안도감 같은 게 들었죠. 아마 이 역할을 해내는 것에 대해 많이 두려워했던 것 같아요. 역할을 하는 이유부터 찾아야 되고,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떤 역할보다 더 많았었던 것 같고, 이 역할 그다음에 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그런 고민까지 있어야 되는 그런 역할이었어요."

Q. 차서영은 왜 그렇게 성공하고 싶고 다 가지고 싶은 걸까요? 차서영을 연기하는 배우님만 가질 수 있는 이해, 연민도 있었을 것 같아요. 

"가지고 싶어서라기보다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뭐가 되지 않으면, 앵커 그 자리에 올라가지 않으면, 또는 돈이 많지 않으면, 내가 누구이지 않으면, 내 존재 자체를 인정받지 못하는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 충분히 사랑 받는 존재라는 자존감이 없기 때문에 자신을 설명하려 하고, 쉽게 대화하기 좋은 것들로 대표되는 자신의 가치를 누리고 싶은 거죠. 그게 자기 스스로 허하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Q. 차서영 캐릭터에 가족들을 비롯한 주위 반응은 어땠나요. 

"우선 (남편은) 힘든 작품하느라 고생했다라고 이야기해줬어요. 주변에서 차서영 캐릭터를 좋아해줬어요. 대중 분들이 캐릭터로 악역으로만 보시는 게 아니라 캐릭터 자체로 이해해주는 시대로 변화된 거 같아요. 그래서 더 긴장되고 연기를 더 잘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엑's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 = 인연엔터테인먼트, tvN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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