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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자의 작사가 아이유 노랫말 여행 -2- ‘unlucky’ [K-POP포커스]

기사입력 2020.12.31 10:20 / 기사수정 2020.12.31 10:24



“당신의 2021년이 비록 잘 짜인 장난 같을지라도, 당신이 걷는 그 길은 썩 걸을만한 길이기를”

‘unlucky'는 가수 아이유의 다섯 번째 미니 앨범인 ‘Love poem’(러브 포엠)의 1번 트랙이다.

아이유가 작사했으며 제휘가 작곡 및 편곡을 담당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아이유 본인이 직접 쓴 ‘unlucky'의 노래 소개를 먼저 감상해보자.

며칠 내내 떠올리려 노력했던 아주 오래된 노래의 제목을, 우연히 튼 라디오 디제이가 알려줄 때, 가깝지도 각별하지도 않은 사람이 큰 의미 없이 툭 뱉은 말 한마디에서 내 오랜 고민의 정답을 발견할 때,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일이 날 배신할 때.

억지로 떠밀려 나간 약속 장소에서 앞으로 오래 보게 될 것 같은 사람을 만났을 때. 인생이 잘 짜여진 장난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 정교함이, 세련된 농담처럼 날 웃게 할 때도 있고 약오르고 허탈한 마음에 일순간 서글퍼질 때도 있다.

바보같이 매번 휘둘려서 골난 내 기분을, 그러면서도 기대하고 또 기대고 싶어 하는 나의 이 싱숭생숭한 마음을 이런 경쾌한 음악에 담고 싶었다.

인터뷰에서도 몇 번 밝혔듯 나의 어릴 적 좌우명은 ‘나는 행운아다’였다. 마냥 어리지 않은 지금은 행운을 별로 바라지 않는다. 또박또박 나름대로 잘 걷다가도 행운이 보이면 잡고 싶은 마음에 손을 뻗고 엇박을 타다가 중심을 잃어 휘청대는 내 모습이 언젠가부터 스스로 멋져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요즘엔, 어느 날 갑자기 나의 지난날을 돌아봤을 때. 내가 평생 동안 받았던 행운을 싹 다 골라내고도 다른 남는 게 꽤 많은 인생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 앨범의 마지막 트랙인 ‘Love poem'이 내가 사랑하는 나의 누군가에게 조심스레 건네는 응원이라면, 앨범의 첫 트랙인 ‘unlucky'는 내가 나 스스로에게 부르는 응원가다.


‘사랑 시’라는 제목을 가진 이 앨범 안에서 ‘unlucky’가 담당하는 포지션은 ‘자기애’에 가깝다.

“비록 삶이 잘 짜인 장난 같고, 삐뚤어진 동그라미 같을지라도 ‘나는 지금 제법 괜찮을지도 모른다’라고 살아가자”

아이유가 아이유 자신에게 건네는 메시지인 동시에, 인생이라는 이름의 장난으로 인해 자존감아 닳고 닳은 너 나 우리(I&U)를 향한 응원이다.

그리고 ‘unlucky’는 ‘불운’이라는 단어에 내재된 의미를 엄밀하게 나눈 노래이기도 하다.

‘운이 없다’는 개념이 ‘불운’, ‘불행’이라는 단어로 바로 치환되긴 하지만, 실제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 이는 최근 아이유가 동생과 함께 한 인터뷰 속에서 사용한 ‘무표정한 행복’이라는 단어와 연결되는 면이 있다.



그는 ‘unlucky’에서 행복하지 않은 것도 꼭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니며, 운이 없는 것도 그리 과몰입 할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게 화사하지 않은 길, 행운과 행복으로 가득 차지 않은 길을 걸을지라도 그냥 그냥 받아들이며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겠다는 것.

인간의 불행이라는 것은 그 존재 자체로 너무 현격해서 사람을 괴롭히기도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그 강도가 결정되기도 한다. “어? 나 왜 불행하지? 불행하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이 오히려 불행의 크기를 더 키우기도 한다는 것.

나아가 행복이 없다는 사실, 행운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인간을 괴롭히기도 한다. 내 이상향 속 나는 행운과 행복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사는데, 현실의 나는 그렇지 못하기에. 그리고 아이유의 ‘unlucky’가 경계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한 해 동안 어떤 다사다난한 일이 있다 하더라도, 새해에는 행운이 깃들길 응원하는 것이 지금을 사는 우리의 보이지 않는 약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 첫날에 ‘unlucky’를 선곡한 이유는 “새해에 행운이 깃들길 응원하나 설령 그렇지 못할지라도 너무 괘념치 말고 각자 자신의 길을 자기 속도대로 걷자”라는 의미에서이다. 새해에도 운 없다고 너무 자책하거나 괴로워하지 말자는 것. 본래 세상이란 잘 짜인 장난 같고 삐뚤어진 동그라미 같은 것이니.

이러한 사실들을 다 알지만, 그럼에도 2021년이 장난을 조금 덜 치는, 조금은 반듯한 동그라미이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이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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