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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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아이유-이효리, 음원차트 큐레이션의 약점을 보완하는 스타들의 PICK [K-POP포커스]

기사입력 2020.10.19 12:29



임영웅, 아이유, 이효리.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이 뭘까.

물론 잘나가고, 파급력 있는 가수들이라는 게 가장 큰 공통점이다.

하지만 차트 기준으로는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이는 ‘자신이 추천한 노래’가 멜론 24HIT 차트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스타라는 점이다.



이들이 추천한 노래들은 현재 멜론 하트 15만개가 넘는 명실상부한 역주행곡이자 히트곡이다.

10월 19일 오전 10시 기준 임영웅 픽인 ‘오래된 노래’는 하트 17만 9천개, 이효리 픽인 ‘다운 타운 베이비’는 하트 17만 6천개, 아이유 픽인 오마이걸 ‘돌핀’은 하트 15만개를 기록 중이다.


각 노래의 발매시기와 포지션을 생각하면, 이러한 기록은 추천한 사람의 막강한 영향력을 실감하게 만든다.



아이유의 픽인 오마이걸 ‘돌핀’은 “아이유가 추천하면 걸그룹 앨범 수록곡도 뜬다”는 사실을 증명한 사례가 됐다.

오마이걸이 새 앨범 ‘논스탑’으로 컴백했을 때 자신의 인스타 스토리에 ‘돌핀’을 업로드해 인스타 팔로워들에게 추천했던 아이유.

이후 아이유는 소속사 이담 유튜브 채널에서 제작하는 ‘집콕시그널’에 오마이걸 멤버 승희와 효정을 초청하기도 하고, 직접 ‘돌핀’ 커버도 선보이는 등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다.

무수한 걸그룹 수록곡들이 차트인 한번 못해보고 쓸려나가는 현실을 생각하면 ‘돌핀’의 지금과 같은 강세는 기적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오마이걸은 그간 계단식 성장을 차근차근 해왔던 걸그룹이고,  특히 작년 ‘퀸덤’에서 남다른 성과를 낸 팀이어서 수록곡들이 차트인도 못하고 쓸려가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유의 추천이 없었다면 ‘돌핀’의 운명은 컴백 주 잠깐 차트인 정도였을 것이다. 인기 걸그룹 노래라 해도, 대체로 걸그룹 앨범 수록곡들은 비슷한 길을 걷는다. 스트리밍이 주로 타이틀곡에 집중되기 때문.

‘돌핀’의 작곡가 라이언 전은 tvX와 인터뷰에서 “아이유 씨는 10대, 20대의 ‘문화 대통령’ 느낌이 나는 분이 아닌가. 그런 분께서 곡에 대해 이야기 해주시니 영광스럽다. 매우 감사했고, 놀라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 다음은 이효리.

지난 6월 16일 오전 11시 기준, 벅스와 지니뮤직 실시간 차트 1위는 블루(BLOO) '다운타운 베이비'(DOWNTOWN BABY)다. 멜론에서는 실시간 15위를 기록했다.

해당 곡은 MBC '놀면 뭐하니?'에서 이효리가 보컬, 랩 테스트를 위해 열창한 곡.



'다운타운 베이비'는 지난 2017년 12월 발매된 곡으로, 미국에서 주로 활동한 한인 래퍼 블루가 가창했다.

이효리는 '다운타운 베이비'를 부르며 자신이 좋아하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방송과 이효리의 파급력이 합쳐져 '다운타운 베이비'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이러한 역주행에 블루는 이효리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에 이효리는 블루에게 "고맙긴요. 오히려 너무 갑작스런 대중의 관심에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어요. 시기심 가득한 사람들 뭐라고 하든 너그럽게 봐 넘기는 큰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답했다.

이어 "덕분에 뭔가 진정성 있게 열심히 하면 언젠가 하늘은 기회를 준다는 것을 저도 배웠어요. 고마워요. 좋은 노래였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흔들리거나 너무 들뜨지 말고 차분히 지켜보면서 이 시간, 이 차트 즐기길 바라요. 당신은 이미 너무 멋진 사람이었으니까요"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은 임영웅.



‘미스터트롯’ 진인 임영웅은 2020년이 낳은 최고의 라이징 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임영웅이 ‘사랑의 콜센타’에서 ‘오래된 노래’를 부르자 많은 리스너들이 음원사이트에서 이 노래를 찾고 있다.



스탠딩에그가 지난 2012년 발표한 싱글 '오래된 노래'. 발매시기로 보자면 거의 8년 전에 나온 노래인데 이제 막 나온 신곡처럼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스탠딩에그는 임영웅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며 "그동안 SNS를 통해 여러 차례 노래를 불러주셨다. 덕분에 많은 분들이 알게 되고 SNS를 통해 큰 화제를 모아서 커버곡도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사례들이 시사하는 바는 몇 가지 있다.

제일 큰 건 물론 언급된 스타들의 막강한 영향력, 그리고 신용도라 할 수 있다. ‘저 사람이 추천한 노래를 듣고 싶다’, ‘저 사람이 추천한 노래라면 믿을 만 하다’는 사실이 곡 선택에 강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 추천해서 들어보니 실제로도 좋아서 차트에서 롱런 중인 것.

또 하나 시사하는 것은 소위 ‘페이스북PICK’이라 불렸던 바이럴을 통한 역주행이 완전히 죽어버린 상태에서 나온 다른 유형의 역주행이라는 점이다. 바로 작년인 2019년만 해도 페이스북에서 뜬다는 노래, 유튜버 내지 일반인들이 커버했다는 노래들이 차트를 쓸어버리는 일이 잦았는데, 올해는 대표 사례로 놓을 곡이 사실상 없다시피 하다.

이는 ‘음원 사재기 논란’ 이후 출처가 불투명한 입소문에 대한 신용도가 심각하게 훼손됐기 때문이라 보인다.

기자는 기왕이면 출처가 분명하고 신뢰가 가는 (심지어 워너비인) 스타들의 추천에 손이 좀 더 가고 있지 않나 추측 중이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스타들의 영향력이 음원차트의 약점을 보완 중이라는 점이다.

새로 나온 좋은 노래를 손쉽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음원차트가 가진 최대의 의의였을 텐데, 최근 몇 년 간 이 기능은 죽어 가면 죽어갔지 살아나고 있다고는 할 수 없었다. ‘뭐 때문에 죽었느냐’에 대한 생각은 각자 다르겠지만, 죽어가고 있긴 했다는 점은 대체로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시대에 자신의 영향력을 ‘빛을 못 볼 수도 있었던 노래’를 끌어올리는데 사용하는 스타들이 존재한다는 점은 꽤 큰 의미를 가진다. 기왕이면 다양한 장르의 노래가, 기왕이면 다양한 공식으로 뜨는 것이 좋으니까.

이들 외에도 방탄소년단을 포함한 여러 케이팝 스타들은 자신이 즐겨 듣는 노래를 팬들과 공유하는 중이다. 이로 인해 몰랐던 노래를 알기도 하고, 자신의 몰랐던 취향도 깨닫는다.

음원차트의 큐레이션에 흠잡을 구석이 없다고 해도, ‘듣게 만드는 건’ 한계가 있다. 알게 만드는 것과 ‘소비’하게 만다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 이에 ‘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건 절대 작게 생각할 수 없다.

글을 마무리할 때가 됐다.

오늘 언급한 ‘스타PICK’ 역주행은 팬덤 문화가 더 강해지고, 셀럽 한명의 파급력이 더 강해진 요즘 시대를 대표하는 ‘긍정적인’ 현상이 아닐까. 음원차트가 가진 근본적인 약점을 보완하는.

이게 이번 글의 결론이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뉴에라 프로젝트-아이유-이효리 SNS-멜론 차트-집콕시그널-놀면뭐하니-사랑의 콜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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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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