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상징이자 주장으로 '대한민국의 신'이라는 호칭까지 얻은 손흥민이, 실제론 토트넘에서 방출돼 이적할 가능성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중이다.
영국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합당한 제안'이 들어올 경우 손흥민 이적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는 구단이 사실상 매각을 준비 중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약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뛰며 450경기 이상을 소화한 레전드의 거취가 흔들리면서, 팬들 사이에서도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영국 매체 'TBR 풋볼'은 18일(한국시간) 단독 보도를 통해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적절한 제안이 오면 이적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의 수석기자 그레이엄 베일리는 "손흥민은 토트넘이 미래에 계획하는 전력의 핵심은 아니며, 이미 구단은 공격 라인을 보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손흥민은 분명히 매물로 시장에 나와 있다. 떠나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제안이 오면 구단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하메드 쿠두스의 영입이 완료됐고, 토트넘은 브렌트퍼드의 요안 위사 영입도 추진 중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다음 세대 핵심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손흥민은 프리시즌 준비에 한창이지만, 사실상 차기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차기 시즌 왼쪽 윙어 자리에는 이번 시즌 영구 이적한 마티스 텔이 우선 배치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히샬리송, 윌슨 오도베르, 마이키 무어도 측면 자원으로 거론했다.
여기에 새로 영입된 쿠두스는 최전방부터 양쪽 윙, 심지어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가능한 멀티 자원이기 때문에 손흥민의 역할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해석이다.
토트넘의 신임 사령탑 토마스 프랑크 감독은 젊고 빠른 선수들을 활용한 압박축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렌트퍼드 시절부터 이를 전술적 근간으로 삼았던 그는 토트넘에서도 마찬가지의 색깔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30대를 넘긴 손흥민이 이 시스템에서 전술적으로 중심축이 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베일리는 이에 대해 "프랑크 감독은 쿠두스와 위사, 텔 등 20대 초반의 역동적인 선수들을 중용할 계획이다. 손흥민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 11도움을 기록하며 여전히 준수한 퍼포먼스를 보여줬지만, 경기 내내 활발하게 압박하는 프랭크의 스타일에 90분 내내 적응하기엔 체력적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가도 있다.
결국 토트넘과 10년을 함께한 손흥민의 거취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가운데, 영국 현지 언론들과 토트넘 소식통들은 손흥민이 당장의 이적을 서두르지 않되 아시아 투어 종료 후 구단과 중대한 대화를 나눌 계획이라고 전하고 있다.
영국 '위 아 토트넘TV'는 17일. 미국 'CBS 스포츠'의 벤 제이콥스 기자를 인용해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가 끝난 후 구단 수뇌부와 자신의 미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제이콥스 기자는 "손흥민은 결정을 서두르지 않지만, 향후 계획에 대한 논의가 곧 시작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손흥민의 거취 결정은 빠르면 8월 초, 토트넘의 아시아 투어가 끝난 직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은 7월 31일 홍콩에서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를 치른 뒤,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경기를 갖는다. 손흥민은 이 두 경기를 통해 아시아 팬들에게 마지막 모습을 선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국 '더선'도 17일 "손흥민은 이번 여름 토트넘에서 10년을 보낸 후 떠나는 것에 대해 열려 있는 것으로 알졌다"라면서 "적어도 8월 초 토트넘의 서울 투어 전에는 엄청난 제안이 없는 한 어디든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흥민은 계약 기간이 1년 남았지만, 한국에서 신과 같은 존재인 손흥민으로 인해 벌어들이는 상업적 수익을 고려할 때 토트넘은 그를 저렴하게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크 감독 역시 이 사안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토트넘 관련 유력지 '풋볼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프랑크 감독이 다가오는 금요일 예정된 프리시즌 첫 번째 경기인 레딩전을 앞두고 손흥민의 거취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골드는 "손흥민은 프랑크 감독과 공식 면담을 아직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며, 프랑크는 직접 손흥민을 본 뒤 판단하려는 입장일 것"이라며 "이적 여부는 손흥민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다. 잔류하고 싶다면 구단도 계약 연장을 제시할 것이고, 이적을 원한다면 구단은 최대 수익을 고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체의 언급에 따르면, 토트넘 구단의 입장은 명확하다.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손흥민의 브랜드 가치와 아시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헐값 매각은 없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다니엘 레비 회장은 손흥민의 몸값을 5500만 파운드(약 1028억원)로 책정했다는 보도도 있다. 현재로써는 토트넘이 손흥민을 매각할 수 있지만, 그의 상업적 가치를 고려할 때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도 보인다.
10년 동안 토트넘을 대표했던 손흥민은 '한국의 신과 같은 존재'로 불린다.
그러나 이제 그는 새로운 도전에 나설지, 토트넘에서 마지막 1년을 소화할지 기로에 서 있다. 구단은 상업적 가치와 전력 재편을 모두 고려하고 있고, 손흥민은 가족, 커리어, 상징성 사이에서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토트넘의 아시아 투어가 끝나는 8월 초, 그때가 손흥민의 향후 10년을 가를 결정적인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팬들은 손흥민의 토트넘과의 동행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