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09:46
자동차

[황욱익 칼럼③] 본질 잊은 국내 車 튜닝쇼의 '현주소'

기사입력 2016.09.07 14:25

김현수 기자


◆ 주객 전도된 한국형 튜닝쇼

자동차 생산량 세계 3위, 글로벌 톱5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의 고향 등등 한국 자동차 시장을 수식하는 미사여구는 많다. 그러나 한국의 자동차 문화는 판매 규모만 컸지 실속은 없는 편이다. 더군다나 자동차 문화의 지표를 나타내는 튜닝과 모터스포츠 분야의 실상을 알게 되면 난감하기까지 하다.   

자동차 생산 대국이라는 수식어가 있지만 우리의 자동차 문화는 딱히 내세울만한 것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매년 열리는 모터쇼는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마니아들이 환호할만한 화끈한 튜닝 시장은 사라진지 오래다. 대신 새로운 시장이 자리 잡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 역시도 기형적인 성장만 거듭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에서는 모터쇼 외에도 자동차 마니아들을 위한 튜닝쇼가 매년 2회 정도 열린다. 여기에는 동호회 중심의 카쇼나 소규모 이벤트는 해당되지 않는다. 서울오토살롱과 오토모티브위크가 대표적인 예인데 매년 관람을 마친 후에는 여러 가지 상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두 이벤트 모두 10년을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매년 7월에 열리는 서울오토살롱은 서울 코엑스에서 9월 혹은 3월에 열리는 오토모티브위크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역사는 10년을 넘었지만 그 내용은 해마다 부실해지고 있으며 마니아들의 비판과 불만만 많아지고 있을 뿐 자동차 문화 발전, 튜닝 산업 발전과는 엇박자로 움직이고 있다. 


◆ 자동 검색어에는 레이싱걸?

두 이벤트를 국내 대표적인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해 보면 자연스럽게 모델이라는 단어가 뒤에 붙는다. 어디서부터 시작된지 모르는 정체불명의 단어인 '레이싱모델'이 한국의 튜닝 산업을 대변하는 단어가 되었다는 의미다. 이는 모터스포츠 쪽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느 팀에 누가 나오는지, 올해는 어느 업체가 이벤트에 참여하는지는 몰라도 어느 레이싱걸이 어느 부스에 선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주객이 전도됨을 넘어 한국의 자동차 문화나 관련 이벤트를 통해 인지도를 올리고 몸값을 올리는 것은 이들 뿐이다. 일부에서는 홍보 효과에 대해 역설하지만 클릭 수만 있을 뿐 정확하게 어떤 효과가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자동차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부산오토오살롱의 연장전으로 시작한 서울오토살롱은 원조인 부산오토살롱을 제치고 자리를 잡는 듯 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서울오토살롱의 규모와 전시 내용은 마니아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것들로 채워졌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시작되고 튜닝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그 규모도 작아지기 시작했다. 

오토모티브위크의 경우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킨텍스라는 장소의 이점을 살렸으나 이 역시도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전시부스는 불법이든 합법이든 마니아들의 마음을 훔칠 멋들어진 튜닝카 대신 국적불명의 제품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급기야 올해 오토모티브위크의 경우 수입차 딜러들이 대거 입점하면서 어딘가 모르게 어색한 분위기도 있었다.

그렇다고 완성차 업체의 참가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대부분 수입원으로 차를 공급받는 딜러사가 전시 부스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점은 '튜닝쇼'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반면 튜닝카들의 자리는 줄었지만 보다 실용적이고 다양한 용품들이 선보였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과거 튜닝을 즐기는 마니아층에게는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세차 용품과 액세서리, 캠핑카, 푸드 트럭 등 자동차에 관련된 다양한 모습이 전시장에 등장하면서 한국형 튜닝쇼의 확대를 기대했다는 측면도 있다.


◆ 컨텐츠의 다양화를 꾀해야 

매년 두 개의 이벤트를 관람 후 평가를 들어보면 대부분이 '단조롭다', '튜닝과 별로 관계없는 전시물이 너무 많으며 레이싱걸에만 집중되니 원래 취지와 동 떨어진다'라는 것이 대부분이다. 분명 한 때 한국의 튜닝쇼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관련 이벤트가 많았지만 현재에서 그런 모습을 찾기 힘들다. 시대는 그만큼 변했고 마니아를 포함한 관람객들은 시대 흐름에 맞는 컨텐츠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보여주는 것에 만족했지만 현재의 관람객들은 보다 직접적인 것을 원하다. 이런 부분에 있어 주최 측의 소극적인 대응은 분명 개선되어야할 것이다. 또한 제품을 개발하는 '튜너' 대신 단순히 부품을 수입하고 장착해 주는 '수입사나 인스톨러'에 대한 구분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물론 튜닝이라는 범위가 애프터마켓을 총칭하긴 하지만 최근의 튜닝쇼에서는 전통적인 의미를 가진 튜너를 찾아보기 힘들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여기에는 경기 불황과 함께 각자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각종 관련 협회의 난립과 제도적인 문제점들이 있는데 이 역시도 반드시 해결해야할 부분이다.

해외의 성공 사례에서 보듯 튜닝 산업은 철저히 제조업과 개발자 중심으로 편제되어야 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글/ 자동차 칼럼니스트 황욱익 

김현수 기자 khs7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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