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8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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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20년 넘은 배우 생활 헛되지 않네요"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1.06.14 12:12 / 기사수정 2021.06.14 12:1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인생 최저 몸무게를 찍고 하늘이 노랗게 보일 정도로 치열한 연습 과정을 거쳤다. 브로드웨이 작품이지만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비틀쥬스’를 선보이기 위해 하루에 12시간 이상 연습했다는 그다. 

유준상은 세계 최초 라이선스로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일 뮤지컬 ‘비틀쥬스’의 타이틀롤인 98억 살 먹은 미치광이 유령 비틀쥬스 역에 낙점됐다. 팀 버튼 감독의 출세작으로 꼽히는 영화 ‘비틀쥬스(유령수업)'를 250억을 들여 뮤지컬화한 작품이다. 

그는 “20년 넘게 무대에 있었는데 이 작품처럼 이렇게 큰 벽에 부딪힌 적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매번 부딪히긴 하지만, ‘이게 이렇게 어려웠나, 내가 그동안 해온 이야기와 별반 다를 바 없는데 왜 날 힘들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벽에 부딪혀 보니 그다음부터는 제가 이제까지 한 건 사라지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기초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기본, 기초가 돼야 공연이 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과정이 힘들었고 시간이 촉박해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면서 연습했어요.” 

그는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때 몸을 만들어놔 다행히 그 덕을 크게 보고 있다”라며 솔직하게 말했다. 

“안무 하나 하고 하늘이 노랗게 보였어요. 무대에서 계속 노래하고 춤춰요. ‘내가 다음에 공연을 다시 할 수 있을까, 난 끝났구나, 안 되겠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침마다 새벽에 일어나 산에 가서 명상도 나무와 대화도 많이 하고 마음을 다지며 3, 4주의 시간을 보냈죠. 어느 순간 몸이 꾸준히 훈련됐고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동화됐어요. 몸이 가벼워져 신나게 춤을 췄고요. 몸에 익숙해지고 신나게 해봐야지 하니 하나도 안 힘들었어요.”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신혼집에 낯선 가족이 이사 오자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유령 비틀쥬스와 벌이는 독특한 이야기를 다룬다. 

’죽음에 관한 뭐 그런 거‘, ’세상 가장 무서운 맛‘, ’내 이름을 말해‘, ’저 아름다운 소리‘, ’징그럽게 멋있는 저승 남자‘, ’이제야 알게 된 것‘ 등 다양한 넘버는 이야기에 힘을 싣는다.

“노래를 노래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감정, 정서로 전달해야 해요. 노래할 때 노래처럼 하지 않고 말로, 이야기로 풀어나가니 그때야 이 가사가 전달되더라고요. ‘그래 이게 뮤지컬이지’ 했어요. 첫 곡(‘죽음에 관한 뭐 그런 거’)은 죽음에 관한 것에 이야기하는데 래퍼처럼 노래해야 해요. 98억 년 동안 아무와도 얘기를 못 해 사람들을 만나면 말하고 싶어서 빨리 말하거든요. 노래 속도가 엄청 빨라서 무슨 말인지 완벽하게 모르면 이 말을 전달할 수 없어요.

완전히 미쳐 있어야 하고 엄청난 훈련을 해야 해요. 미치지 않고서는 이 공연을 할 수 없어요. 제정신으로는 이 공연의 템포와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할 수 없죠. 그래서 힘들지만 관객의 머릿속에 이야기가 팍팍 꽂히면서 정말 재밌게 지나갈 거예요.”

뮤지컬은 영화와 이야기의 초점을 달리해 리디아의 여정에도 중점을 뒀다. 리디아의 성장 이야기를 그려낼 배우 홍나현, 장민제를 칭찬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놀라워요. 둘 다 신인이거든요. 한 작품, 두 작품 한 친구들인데 철저히 오디션으로 뽑혔어요. 저도 오디션을 봤습니다 하하. 이 친구들이 노래는 당연히 잘하고 놀랄 정도로 집중력이나 이해력이 아주 뛰어나요. 그 친구들은 저에게 오빠라고 하거든요.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웃음) 그만큼 스스럼없이 저를 비틀쥬스로 대하고 있어요. 좋은 친구들과 작업하고 있죠.”

1995년 S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하고 1997년 뮤지컬 ‘그리스’로 무대에 발을 들인 그는 뮤지컬 ‘비틀쥬스’로 또 한 번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맞을 전망이다. 

그는 “20년 넘게 한 시간이 헛되지 않은 것 같다”라며 끄떡였다.

“그동안 제가 살아온 나이와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1, 2년이 지나고 10년, 20년이 지나면서 축적되고 훈련된 것들이 어느 순간 탁 나오게 되더라고요. 아 이렇게 하려고 지금까지 훈련했구나, 왜 미처 일찍 몰랐을까 했는데 그때는 몰랐을 나이더라고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생각이 드는 것만으로도 울림이 들어요. ‘비틀쥬스’는 새로운 저를 시작하게 되는 중요한 작품인 것 같아요. 관객 여러분에게 빨리 보여드리고 싶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CJ EN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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