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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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큰 변화 겪고 은둔생활, '모차르트'로 응어리 풀었죠"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0.07.31 09:23 / 기사수정 2020.07.31 09:26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지 10년이 지났다. 이제 ‘아이돌 출신 뮤지컬 배우’가 아닌 최고의 뮤지컬 배우 중 한명으로 우뚝 섰다. 매회 무대에서 쓰러지는 게 아닐까 할 정도로 온 에너지와 열정을 다해 열연한다. 김준수는 “관객들이 원동력”이라며 고마워했다.

“모든 배우들은 팬과 관객을 위해 당연히 최선을 다할 거예요. 저라고 다를 건 없는데 개인적인 마음은 감사함이에요.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사실 연예인으로서 제대로 된 방송 활동을 ‘미스터트롯’ 빼고는 한 적 없었어요. 뮤지컬 홍보 차 다들 예능도 나오고 라디오도 나가잖아요. 지금도 제가 하는 뮤지컬을 보러 와달라고 홍보 활동을 하고 싶어요. 제가 (홍보가) 필요하지 않아서 안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아니거든요. 10년간 씁쓸함이 있었어요.

대중이 저를 직접 찾아보지 않는 한 자연스럽게 알릴 계기가 한 번도 없었는데도 저를 보겠다고 직접 티켓팅해서 와주신 분들을 보면 지칠 수 없어요.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제가 뭘 해드릴 순 없지만 제 뮤지컬을 보겠다고 티켓팅하고 돈을 지불해서 오는 분들이 너무 감사해 후회 없는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2004년 동방신기로 데뷔한 JYJ 김준수는 2010년 ‘모차르트!’ 초연을 통해 뮤지컬에 입문했다. ‘모차르트!’ 덕분에 이후 ‘천국의 눈물’, ‘엘리자벳’, ‘디셈버’, ‘드라큘라’, ‘데스노트’, ‘도리안 그레이’, ‘엑스칼리버’ 등 대작에 연이어 주연으로 활약할 수 있었다.

“(그룹을) 나오고 큰 변화를 겪었어요. 최소 1년, 길게는 2년간 TV만 틀면 많은 뉴스와 신문, 인터넷에 저희 얘기가 도배됐어요. 그게 좋은 얘기든 나쁜 얘기든 고작 24, 5살이었고 어린 마음에 두려워 집에 숨고 은둔생활을 했죠. 어느 날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못 서겠지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가 EMK에서 ‘모차르트!’ 출연 제안이 왔는데 처음에는 정중히 거절했어요. 그 상황이 아물지 않고 힘든 시기였고 사람들이 내 얘기를 수군거리는 것 같아 사람을 대면하는 게 힘들었거든요. 심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제안이 온 거였어요. 그런 상황에서 익숙하지 않은 뮤지컬이란 장르로 관객, 대중, 팬들과 처음 대면하는 게 부담됐어요. 지금은 아이돌이 뮤지컬에 나오는 게 자연스럽지만 제가 할 때만 해도 욕부터 먹던 시기였어요. 얼마나 잘하나 보자 하고 단점을 찾으려는 시선으로 바라봐 부담됐었죠. 언젠가는 뮤지컬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막연하게 있었지만 25세에 빠르게 할 줄은 저도 몰랐어요.” 

그런 그가 ‘모차르트!’ 초연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모차르트의 삶이 당시 자신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감사한 제안이지만 자신 없어서 거절했는데 그래도 CD와 대본을 주시더라고요. 솔직히 안 할 마음으로 돌아섰는데 1, 2주 지나고 갑자기 덩그러니 놓인 대본이 보여 읽기 시작했어요. 음악을 듣고 대본도 보면서 이상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저는 모차르트처럼 천재는 아니지만 응어리진 제 상황이 비슷한 거예요. 잘츠부르크를 벗어나 더 큰 꿈을 꾸고 싶은데 아빠는 '넌 여기에 있어야 하고 콜로라도 영주를 위해 노래를 써라'고 억압하잖아요. 저 역시 '나도 사람인데 왜 날 연예인으로만 보고 인격체로 존중하지 않고 가십거리로만 얘기할까' 했거든요. 왜 천재성만 사랑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냐고 울부짖는 모습에 감동 받다가 ‘황금별’을 듣고 눈물이 쏟아졌어요. ‘사랑은 구속하지 않고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이란 가사가 있어요. 내가 잘 해내지 못하고 욕을 먹고 실패라는 오명을 받더라도 ‘모차르트’를 통해 내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김준수는 “‘모차르트!’가 아닌 다른 작품이었으면 용기를 못 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노래하고 연기하면서 이 세상에 말하고 싶은 걸 외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 혹평을 받더라도 욕을 먹더라도 위안을 받겠다 싶었어요. ‘모차르트!’가 아닌 다른 작품이었으면 용기를 못 가졌을 것 같아요. 실제로도 공연하면서 위안과 위로를 받고 위로를 받고 스트레스적인 응어리가 풀렸던 거 같아요. 그래서 감사해요.” 

뮤지컬 ‘모차르트!’는 그의 커리어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뮤지컬 배우로 발을 들이게 해 준 데뷔작으로 현재 최고의 뮤지컬 배우의 자리에 오르는 발판이 됐다. 뮤지컬 배우로서 10주년, 또 ‘모차르트!’ 10주년 공연에 오르며 뜻깊은 해를 보내는 김준수는 “그 자체가 감사하고 영광이다”라며 남다른 감회를 내비쳤다. 

“10년 전보다 책임감이 커진 것 같아요. 저라는 배우를 믿고 너무 좋은 작품에 제안해줘 감사하고 보답하고 싶어요. 저를 믿고 섭외해주시는 분들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감사한 고민이죠. 시간이 흘러 나중에 중년의 나이가 되면 레오폴드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해요. 배우로서 자연스럽게 늙어가고 싶어요.” (인터뷰④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씨제스엔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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